미아 방지…‘지문 사전등록제’ 아시나요?
상태바
미아 방지…‘지문 사전등록제’ 아시나요?
  • 이선주 기자
  • 승인 2013.11.21 14: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9월 1일 인천시 계양구에서 서너 살쯤 되어 보이는 여자아이가 길을 잃어 울고 있다는 주민의 신고가 경찰서에 접수됐다. 신고접수 시간은 오후 5시 20분께. 가장 가까운 파출소에서 출동해 아이를 데려왔다. 아이가 너무 어려 정확한 이름 확인이 어려웠다. 실종 예방을 위한 사전등록이 되어 있는지 경찰의 사전등록 시스템을 확인했다. 다행히 두 달 전 사전등록이 돼 있었다. 5세 A양이었다. 외출하는 할아버지 뒤를 따라 나섰다 길을 잃은 A양은 주민의 미아발생 신고 접수 20분 만에 어머니에게 연락이 닿아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다.

지난 9월 8일에는 경북 경주시에서 지적 장애를 가진 10세 B군이 부모와 함께 교회에 갔다가 길을 잃었으나 지문 등을 사전 등록해 놓아 미아발생 신고 25분 만에 가족을 되찾았다. 경찰에 아이가 배회하고 있다는 주민신고가 접수된 시간이 낮 12시 5분, 아이를 잃었다고 가족이 실종신고를 한 때가 12시 12분, 아이가 가족에게 돌아간 것이 12시 30분이었다.

A양이나 B군의 경우처럼 경찰청이 지난해 도입한 어린이 등 실종예방 ‘사전등록제’가 빠르게 실종가족을 되찾는 데 큰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사전등록제는 보호자의 신청(동의)으로 만 18세 미만 어린이나 치매환자 등의 지문과 얼굴사진, 기타 신상정보를 경찰서나 지구대·파출소에 미리 등록하는 제도다. 모든 경찰서와 지구대에서 신청 가능하며, 온라인 안전신고 포털 ‘안전Dream’ 홈페이지에서도 사진·인적 사항 등에 관한 사전등록을 받고 있다(지문등록은 직접 경찰 방문).

전국 175만명 등록…실종발생률 9.9퍼센트 감소

실종아동법 개정으로 도입된 사전등록제는 지난해 7월 1일 먼저 서울, 대전, 대구, 광주, 부산, 울산 등 6대 도시를 대상으로 실시됐다가 올해 3월 전국으로 확대 시행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어린이 등의 실종은 매년 2천여 건 이상씩 증가하던 추세였으나, 사전등록제 서비스 시작 후 감소하기 시작해 2012년 말에는 전년 대비 876건(3.8퍼센트)이 감소했다. 올 9월 말 기준으로 등록 대상자의 17.2퍼센트에 해당하는 175만여 명이 사전등록제에 지문 등을 등록했고, 실종발생률은 전년 대비 9.9퍼센트가 줄었다.

특히 사전등록을 집중 실시한 만 18세 미만 어린이의 경우 발생 감소세가 뚜렷하다. 지난 9월 말까지 만 18세 미만 어린이 172만여 명이 사전등록을 마쳤으며(등록률 18.5퍼센트), 실종발생률은 18.7퍼센트 감소했다.

사전등록제는 가족의 실종으로 겪는 고통의 시간을 크게 단축해 준다는 점에서도 보호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 9월 말까지 실종 어린이 등의 발견 시 간단한 지문·사진 스캔으로 사전등록 기록과 대조하는 방법으로 50명의 미아에게 보호자를 찾아주었으며, 보호자를 찾는 데 평균 24분이 소요됐다.

사전등록이 되지 않은 실종 어린이 등이 보호자를 찾는 데 걸린 시간은 평균 86.6시간이다. 실종된 가족을 찾긴 하겠지만, 가족 실종으로 인해 극심한 고통을 겪게 되는 시간을 사나흘에서 30분 이내로 단축한 것이다.

지적 장애인과 치매환자의 경우 다시 실종될 가능성이 높은데, 사전등록을 통해 신속한 신원 확인과 보호자 인계가 가능하게 됨으로써 보호자와 경찰의 부담도 줄어들고 있다. 18세 이상 지적 장애인과 치매환자는 주민등록상 지문이 등록되어 있지만, 지문 감식을 통한 신원 확인은 채취·송부·감식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해 진행에 일주일가량 소요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